강연에 나선 윤종성 해병전우회장. 사진=임옥희
향군 창설 71주년 기념 안보강연. 사진=김명옥

강남구 재향군인회는 천암함 사건 조사를 담당한 윤종성 해병전우회장(예비역 소장, 육군사관학교 제37기 임관)을 초청, 안보 강연을 마련했다.

강남구 재향군인회는 11월 2일 오전 10시 호텔뉴브 대연회장에서 50분 동안 향군 71주년 기념 안보 강연을 실시했다. 이날 강연에는 배강영 회장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회원들은 진지한 태도로 경청했고, 수차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윤종성 회장은 망망대해에서 어떻게 스모킹건(Smoking Gun)을 건져 올릴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한다. 폭약 검출을 위해 거즈로 선체를 닦아내도록 독려했다. 사람들은 “미친 짓”이라고 했다. 불가능한 일을 시키는 책임자로서 고뇌도 있었다. 영국 전문가의 도움으로 폭약을 검출했다. 그 폭약을 36개소에 의뢰해 화학 성분까지 분석하는 데 성공한다.

어뢰 추진 동력 장치를 수거하는 방법은 대형자석, 준설선, 해저 얼리는 방법이 제시됐다. 국방부의 아이디어로 쌍끌이 기선 저인망 방법이 채택됐다. 국방과학연구소 시뮬레이션으로 어뢰 추진체 낙하 지점을 확인했다. 박윤모 중령 책임 하에 어뢰를 찾아 수거했다. 국가정보원이 제공한 카탈로그와 동일했다. 이것이 북한의 소행이란 결정적 증거였다. 어뢰 수거 과정은 한주호(30) 준위 사망, 금양호 어선 실종, 링스 헬기 추락 등 대형사건사고로 이어졌다.

조사 결과는 2010년 5월 20일 발표됐다. 천안함은 북한의 소형 잠수함으로부터 발사된 어뢰의 수중 폭발로 침몰했다. 천안함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은 저서, 논문, 강의, 신문기고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중화 일환으로 김학순 감독이 ‘연평해전’ 영화 제작도 시도하고 있다.

운명은 회피가 아니라 극복의 대상이다. 천안함 사건을 포기했더라면 북한 만행은 영원히 미궁으로 빠질뻔했다. 천안함 사건의 원인을 밝힌 데에는 증거 획득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윤종성 회장은 “사건과 위기의 반복은 교훈을 교훈으로 삼지 않았다. 우리의 국가 및 군사 지도자는 현장 상황을 소홀히 한다. 안락한 탁상행정이 문제”라며, “인재를 적재적소에 운영해야 하며, 과학적 접근은 정보와 지식과 기술이 필요하다. 디지털과 인문학 융합으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건의 개념을 정립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학습과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연을 경청하는 청중들. 임옥희=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