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33년차 사회복지사, 노인복지현장에서 청춘을 보내고 흰머리 성성한 중년이 된 이은정 사회복지사. 그는 “이제는 사회복지 현장을 지키는 것을 넘어 남북통일을 준비하는 사회복지사들의 깨어있는 집단 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통일’을 말하는 사회복지사도 없지만, “남북통일이 되면 사회복지사가 해야 할 일들이 많을 테니, 이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회복지사는 신선한 충격이고 혁신적이다.
이은정 사회복지사는 2012년도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한 후, ‘통일을 준비하는 사회복지사들’이란 이름으로 동아리를 결성하고자 추진했다. 이후 ‘무관심과 업무’에 밀려 멈추고 말았다. 그는 “아쉬움과 후회가 크다”고 했다.
그는 “전쟁으로 생이별한 가족들을 만나지 못한 채 그리움과 한을 품고 생을 달리하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과제의식이 생겼다”고 했다. 그래서 “통일은 사회복지와 결코 무관하지 않으며, 점진적 통일이 되더라도 사회복지사들의 역할은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젊은 사회복지사들일수록 남한과 북한을 분단된 조국으로 인식하기보다 각각의 독립된 국가로 인식하는 경향이 큰 거 같다”며 “통일의 필요성이나 관심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면서 안타까워 했다.
통일과 사회복지 담론이 언뜻 거창한 듯 하나, 그의 생각은 사회복지사들의 일상으로 귀결됐다. “우선 사회복지사들이 관심을 갖고 복지서비스나 프로그램에 적용한다면, 나아가 시민들에게 조금씩 관심을 확산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통일된 한국에서 사회복지사의 역할을 이야기하는 혁신적인 견해에는 이은정 사회복지사 개인적 상황도 들어있다. 그는 “한국전쟁으로 인해 집안에 커다란 상처가 있었고, 그 후유증은 대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그의 부친은 겨우 9살에 가장이 됐다. 전쟁 중 할아버지와 할아버지 삼형제들이 고향 마을에서 북한 측 마을청년들에 의해무참히 학살당했다.
대한민국 역사를 깊숙이 할퀸 생채기는 그의 가정사에도 상흔을 남겼다. 그렇기 때문일까, 이은정 사회복지사는 “우리나라의 미래는 통일만이 답”이라고 당차게 강조했다.